日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 초등생 투표로 결정한 이유

입력 2018-02-28 15:48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공식 마스코트.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 공식 SNS

2020 도쿄 하계올림픽·패럴림픽의 공식 마스코트는 ‘초능력 캐릭터’로 결정됐다. 이번 마스코트는 처음으로 전국 초등학생들의 투표로 결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토론과정을 경험하게 하기 위한 취지였다. 마스코트 이름은 추후 공개 예정이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28일 홈페이지에 공식 마스코트를 공개했다. 앞서 조직위는 대회 공식 마스코트를 응모 받아 2042건 중 최종 후보 3개안을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투표에 부쳤다. 3개안은 대회 엠블럼을 형상화한 초능력 캐릭터(A안), 고양이와 수호신(B안), 여우와 너구리(C안)이었다.

이날 발표된 투표 결과, A안은 10만9041표를 받아 B안(6만1423표)과 C안(3529표)을 제치고 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로 최종 결정됐다. 올림픽 마스코트인 푸른 캐릭터는 대회 엠블럼에 사용될 파란색 체크무늬 장식을 하고 있다. 전통과 미래를 겸비한 캐릭터로, 조직위는 “전통을 소중히 하면서도 항상 최신 정보를 체크하고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분홍 캐릭터는 분홍색 벚꽃을 형상화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돌과 바람과 대화할 수 있으며, 이야기만 해도 물건을 움직일 수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 웹사이트 캡처

두 마스코트는 성격이 정반대이지만 서로를 인정하는 단짝으로 설정됐다. 조직위는 두 캐릭터 모두 친절하고 모든 사람에게 힘을 북돋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설명했다.

A안의 저자는 후쿠오카현의 캐릭터 디자이너 타니구치 아키라(43)다. 그는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귀국해 오리지널 캐릭터 제작을 시작했다. 그는 교육계 출판사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거나 경찰서 방범 협회의 ‘오징어 초밥’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아내에게 알리고 싶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처음으로 전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결정됐다. 조직위는 어린이들이 올림픽·패럴림픽 준비 과정에 참여하고, 마스코트 선정 과정에서 토론하는 법을 배우게 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번 투표는 학생 개인당 1표를 주는 대신 학급 단위로 투표권을 줬다.

마스코트 이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름은 일반 공모 대신 전문가에게 위탁하고 그 중에서 여러 안을 마스코트 심사위원회에 제시한 뒤 결정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