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A사도 ‘미투’ 폭로 “몸매 스캔 후 예쁘면 면접 전 술”

입력 2018-02-28 14:12 수정 2018-02-28 14:51
A사 사업본부장 인스타그램 캡쳐

‘미투’ 운동이 뷰티업계로도 번졌다. 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 A사에서도 ‘미투’ 폭로가 나왔다.

사진 = 블라인드 캡쳐

최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A사의 한 사업본부장이 여성 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A사 술자리 사전 면접 유명하다”며 “예쁘고 몸매 좋고 자기 스타일이다 싶으면 공식면접 전에 같이 불러서 술부터 먹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사에 오고 싶은 사람이면 어쩔 수없이 웃으면서 응하는거고 뽑혀도 무슨 옷을 입든 몸매 스캔 당하면서 다닌다”며 “딸 있는 놈이 그러지 좀 마라 니 딸 소중한만큼 남의 딸도 소중하다”라고 적었다.

사진 = 블라인드 캡쳐

A씨는 또 “회사에서 성희롱 예방교육 비디오 볼 때. ‘저거 다 내 얘긴데’ 하던 사람이다. 본인도 다 자각하고 있다”며 “술자리에서 툭하면 껴안고, 나이트에서 여직원이랑 브루스 추고, 여직원 집 앞에 찾아가서 술 먹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톡 프로필 사진 보고 큰 소리로 ‘얘 몸매가 이렇게 좋았는지 몰랐네’라고 하고, 자기가 혹시 실수할까봐 A사에는 자기 스타일 아닌 못나니만 뽑는다고 말했던 사람이다”라고 폭로했다.

A씨의 폭로가 논란이 되자 가해자로 지목된 A사의 사업본부장은 2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불편하시고 싫으시겠지만 만약 연락을 주신다면 직접 뵙고 사과드리겠다”면서 “회사에서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니 처분이 결정되면 달게 받겠다. 무조건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A사 사업본부장 인스타그램 캡쳐

이 사업본부장은 평소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뷰티 ‘꿀 팁’과 정보 등을 공유하며 고객들과 활발하게 소통해왔기에 그에 대한 여성 고객들의 배신감은 더 컸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4000여명에 달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A사 측은 “최근 회사 직원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제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마땅한 처분을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 시스템과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