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부의 다른 목소리… 멜라니아 ‘총기규제 강화’ 학생들 지지

입력 2018-02-28 13: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총기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최근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난사사건 이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그들은 우리의 미래이고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총기 참극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장교사 배치를 대안으로 내놓은 것과는 상반되는 발언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0여명의 주지사 부인들과의 오찬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고무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는 이 학교를 다니다 퇴학당한 19세 소년 니콜라스 크루즈가 총기를 난사해 17명이 사망했다. 이에 생존 학생들은 총기 규제 강화를 호소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총기 참사와 관련해 “부모로서 그와 같은 일이 가져올 슬픔과 비극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희생자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했다.

NYT는 최근 몇 달간 공개석상에서 몇 마디 하지 않던 멜라니아 여사가 이례적으로 3분 넘게 긴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교사들의 총기 무장을 대책으로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학생과 학부모와 만나 “학교에 훈련 받은 무장 교원이 있다면 경찰이 출동하는데 걸리는 10분 이전에 총기 공격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국총기협회(NRA)의 논리로, 문제는 총기가 아닌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며 총기 규제는 나쁜 의도를 가진 총기소지자만 유리하게 한다는 것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