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쇼트트랙 조항민 코치에게 환호하는 이유

입력 2018-02-28 13:23 수정 2018-02-28 13:43
계주 우승을 차지한 김예진 선수를 조항민 코치가 축하해주고 있다. 뉴시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새 지평을 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수많은 젊은 스타를 배출했고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을 선사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선수에게 쏠리는 관심은 당연하다. 하지만 의외의 인물이 이슈로 떠올랐다. 올림픽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맘 카페’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조항민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연일 화제다.

조항민 코치는 1986년생으로 올해 33살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를 거쳐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다 프랑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쇼트트랙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 지도에 나섰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한국은 쇼트트랙 종목에서 세계 최강자로 불린다. 내로라하는 국제경기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해왔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보다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더 힘들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큰 경기가 치러질 때 마다 꼭 ‘스타’가 탄생했다.

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례적으로 ‘코치’에게까지 큰 관심이 모였다. 그 중심에 ‘얼짱 코치’ 조항민 코치가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선수들을 가만히 응시하다가도 결정적 타이밍에는 목이 터져라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저 잘생긴 사람은 대체 누구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관중석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눈에 확 띄네요. 잘생겨서 화면에 자주 비춰주시나?” “금메달 딸 때보다 코치님 나올 때 더 소리 질렀더니 남편이 째려봤음” “여자들 보는 눈 다 같나보네” “코치일거라고 생각 못했네. 너무 잘생겨서”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포탈사이트에 ‘조항민’을 치면 반응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쇼트트랙 바닥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다. ‘잘생긴 외모’도 한몫했지만 선수들을 친동생처럼 아껴온 점이 그를 더 빛나게 했다. 훈련은 철저했고, 격려는 다정했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는 선수들 옆에서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줬다.

6일 오전 강원 강릉영동대학교 빙상장에서 심석희가 조항민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평창 올림픽에서 그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예상보다 경기 결과가 아쉬운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낙담한 선수에게 다가가 말없이 등으로 토닥였다. 백 마디 말보다 더 값진 격려였다. 그의 묵묵한 서포트에 환호하는 팬은 더 많아졌다. “잘생긴 사람이 다정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결국 ‘외모’보다 ‘따뜻함’에 더 반한 셈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