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후 첫 대구 방문… 대구-광주 ‘2·28 달빛동맹’ 언급

입력 2018-02-28 11:00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공식 방문했다. 제58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28 민주운동은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이라고 평가하며 ‘대구가 민주주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전 11시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정치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행세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바로 이곳 대구에서 용기 있는 외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대구지역 학생들이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섰던 민주운동이다.

이날 기념식은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 지정된 뒤 처음 정부 주관으로 치러졌다. 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000년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8년 만의 참석이다. 문 대통령은 “대구의 자랑스러운 2·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처음 치러지는 기념식”이라며 “첫 기념식에 대통령으로 기념사를 하게 돼 더 없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구 학생들의 외침이 숨죽여있던 민주주의를 깨웠다”며 “2·28 민주운동은 들불처럼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번져, 마침내 3·15 의거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와 광주가 2·28 민주운동을 함께 기념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었지만 오랜 기간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2·28 정신을 온전히 살려낸 건 연대와 협력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연대와 협력의 바탕에는 2·28 민주운동과 5·18 민주화운동의 상호교류가 있었다”며 “2·28 정신은 대구를 한 마음으로 묶었고 멀게 느껴졌던 대구와 광주를 굳게 연결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오전 10시30분 대구 두류공원 2·28 민주운동기념탑 광장에서 참배했다. 이날 참배에는 2·28 운동 참가자는 2·28 운동 당시 참여한 8개 학교(경북고, 대구고, 경북사대부고,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대구공고, 경북여고, 대구여고)의 현재 학생대표 16명도 나란히 참배했다. 이밖에도 2·28 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에 힘쓴 3·15 의거, 4·19혁명, 5·18운동의 관계자도 함께 했다.

이날 기념식 국민의례는 아빠와 딸 역할을 맡은 배우(뮤지컬 배우 김태유, 신서옥)가 진행했다. 이어 결의문 낭독은 2·28 당시 학생부위원장으로 결의문을 낭독했던 고(故) 이대우 선생과 2·28 주역으로 평생을 언론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고 성유보 선생의 대역(뮤지컬 배우 하성민, 남경읍)이 당시를 회상하는 이야기로 시작해 2·28 운동 참여 학교 학생대표(경북고 1년 양재표, 경북여고 2년 전혜영)의 낭독으로 이어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