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27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일행의 2박3일 방남과 관련해 “우리(한국)는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매를 서는 입장”이라며 “양측 입장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쪽의 대화 파트너와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측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김영철 일행과 만나 북미대화를 위한 여러 조건과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영철 통전부장과의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거나 어떤 ‘안’을 만들어 전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북측에 전달하고 북측도 자기들 생각하는 바를 우리 쪽에 이야기하는 그런 과정에서 논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을 통해 들은 북측 입장을 종합해 분석한 뒤 동맹국, 특히 미국 쪽에 설명하는 과정이 진행될 거라고 했다.
청와대 측은 ‘입구’란 표현을 썼다. 북미대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출발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김영철 부장과 정부 당국자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입구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어떤 안을 가져와 설명하지는 않았던 듯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위한 ‘적절한 조건’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대화를 시작하려면, 탐색적인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맞춰가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양쪽이 대화를 좀 더 부드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리의 임무이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북미대화가 시작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거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조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조건이 성숙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냐고 묻는다면 가급적 빠른 시간이라고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