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후원금 1위는 ‘거지갑’ 박주민… 후원금도 與 의원 쏠림 뚜렷

입력 2018-02-27 15:22 수정 2018-02-27 15:42
지난해 가장 많은 정치후원금을 모금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정치후원금 모금액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17년 국회의원 정치후원금 모금현황에서 후원금 모금액 상위 20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1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정치후원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의원 1위는 ‘거지갑’으로 유명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억4858만원을 모금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후원모금 동영상을 올린 지 48시간 만에 모금액을 다 채워 후원계좌를 닫았다”고 전했다.

2위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로 3억4246만원을 모금했다. 민주당 유승희(3억3342만원) 강병원(3억2579만원) 한정애(3억2322만원) 황희(3억1987만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국회의원은 선거가 있는 해엔 평소 모금액의 2배인 3억원의 정치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는 299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29명이 모금 상한액을 넘겼는데,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21명이나 포함됐다. 자유한국당 의원 가운데는 4명만 3억원 한도를 넘겼고, 정의당에서는 노 원내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만이 상한액을 채웠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3억원 이상 후원금을 모았다. 3억원 이상 모금된 후원금 가운데 20%(6000만원)까지는 올해 후원금으로 ‘이월’할 수 있다.

후원금을 가장 적게 모금한 인사는 부산 ‘LCT 비리’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배덕광 전 한국당 의원으로 1440만원을 모금했다. 김세연 한국당 의원(1753만원)과 지난해 대선 직전 의원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901만원)가 하위 1~3위를 기록했다. 후원금 하위 20명 가운데 한국당 소속 인사는 12명인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은 2명(진영 이수혁)에 불과했다.

정당별 모금액 총액에서도 민주당이 한국당을 크게 앞섰다. 민주당 의원들의 후원금 총액은 268억8359만원으로 한국당의 179억9108만원보다 88억원 이상 많았다. 한국당 의원들의 후원금 총액은 민주당 대비 66% 수준이다. 집계 당시 양당의 의석수 차이(3석)를 감안해도 큰 차이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은 대부분 후원금 상한액을 초과했거나 거의 채웠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2억9979만)과 박광온(2억9800만원) 전해철(2억9844만원) 최인호(3억83만원) 홍영표(2억8561만원) 황희(3억1987만원) 의원 등이 3억원 안팎의 후원금을 모았다.

반면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의 모금액은 이들에 한참 뒤쳐졌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 의원의 모금액은 각각 1억1432만원, 1억1595만원으로 집계됐다. 유기준(7101만원) 의원과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2030만원을 모금했다.

11년 만에 부활한 중앙당 후원회 모금 실적에서는 정의당이 6억541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현역 의원이 조원진 의원 1명뿐인 대한애국당도 5억4649만원을 모금해 2위를 차지했다. ‘100만 당원’을 자랑하는 민주당의 중앙당 후원금은 5억1059만원이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현역의원 18명, 김현 대변인이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청년정당을 표방하는 우리미래당에 500만원을 후원했다.

중앙당 후원회는 불법 정치자금 논란으로 2006년 3월 폐지됐다가 지난해 6월 정치자금법 개정과 함께 부활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