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들어와 조용히 떠난 北 김영철

입력 2018-02-27 12:52 수정 2018-02-27 13:00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박3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북측으로 귀환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전 워커힐 호텔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차관 등과 공동조찬을 가졌다.

통일부는 "(공동초찬에서) 남과 북은 남북 협력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에 대해 평가했다"며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 2박 3일 방남 일정을 마치고 27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파주 = 사진공동취재단

김 부위원장, 리 위원장과 수행원 6명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8명은 조찬을 마치고 오전 10시30분쯤 워커힐 호텔에서 출발해 오전 11시35분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배웅에는 천 차관이 동행했다. 천 차관은 25일에도 CIQ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마중했다.

김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호텔과 CIQ에서 북미대화, 비핵화 등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창=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김 부위원장은 방남(訪南) 전부터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야권 인사와 보수단체 등은 통일대교 남단을 점거하고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방남 첫날인 25일 평창의 모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비공개 접견을 하고,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밝혔고, 북측 대표단도 이에 대해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에게 북미 대화를 위해서 "비핵화 의지를 보여 달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김 부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마련된 남북 간 화해협력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폐막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8.02.25. 사진=AP뉴시스

김 부위원장은 26일에는 워커힐 호텔에서만 머물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발전, 국제사회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북측의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참가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측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 출발 전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지속시킬 수 있도록 이번 회담에 최선을 다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