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당해 입양한 미니돼지 잡아먹은 부부… 캐나다 ‘발칵’

입력 2018-02-27 12:30
캐나다 CBC방송 웹사이트 캡처

학대를 당해 동물보호단체의 보호를 받다가 입양된 반려 미니돼지가 주인에게 잡아먹힌 사건이 일어났다. 주인 부부는 돼지를 요리해 먹는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지만 법 규정이 없어 처벌받지 않았다.

캐나다 CBC방송, 글로벌뉴스 등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섬의 한 부부가 입양한 반려돼지를 도살한 뒤 먹어치운 사건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몰리’라는 이름의 3살짜리 암컷 미니돼지는 지난해 여름 캐나다 동물보호단체 ‘브리티시컬럼비아 동물학대방지를위한사회(BC SPCA)’의 동물학대 조사를 통해 구제됐다.

몰리는 SPCA의 보호를 받고 지내다 지난 1월 19일 밴쿠버섬 던컨에 사는 부부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 16일 몰리의 사망사실이 밝혀졌다. 부부가 반려동물인 몰리를 식용으로 먹은 것이다. 부부는 이를 SNS에 올리기도 했다.

부부는 훈련하고 길들이는 것이 어려워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SPCA 직원 레온 데이비스는 “몰리를 키우기 어려웠다면 먹는 대신 우리를 찾아왔으면 됐다”며 “SPCA는 기꺼이 몰리를 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몰리를 입양할 때 반려동물을 죽이거나 식용할 수 없다는 계약서에 서명했지만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데이비스는 “캐나다 동물학대법은 동물이 잔인하게 살해됐을 때 적용된다”며 “몰리는 인도주의적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형사고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SPCA의 매니저 초르티크도 “반려동물은 법적으로 재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입양동의서가 한번 작성될 경우 주인에게 온전한 법적권한이 생긴다”며 “캐나다에서는 반려동물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SPCA는 다만 이 부부가 앞으로 SPCA에서 어떤 동물도 입양하지 못하게 블랙리스트로 등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