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52·사진)씨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성추행 피해자 10명의 피해 진술을 확보하고 이르면 다음달 초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7일 조씨가 청주대 연극학과 조교수 재임 시절 성추행을 당했다는 2011학번 여학생 등 피해자 A씨 등 10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A씨 등은 경찰에서 조씨가 성추행을 한 시점과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10여명을 확보해 성추행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커피숍 여직원 B씨가 조씨에게 ‘강간 미수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사안도 수사하고 있다. B씨는 “20대 초중반이었던 10~11년 전(2007~2008년 무렵), 조씨 승용차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B씨의 피해자 진술 등을 확보해 빠르면 다음달 초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조씨는 2004년 이 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3월 공연영상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조씨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해 10월 불거졌다. 청주대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조씨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을 교육부로부터 이첩받아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해 조사한 결과 내용이 사실로 확인했다. 대학 측은 수업 배제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조씨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사직서를 냈고, 청주대는 지난 20일 사직서를 수리하고 오는 28일자로 면직 처분한다.
청주대 연극학과 20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은 지난 24일 “현재까지 나온 모든 증언(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무엇 하나 참혹한 심경과 고뇌 없이 올라온 증언 없다”며 “모든 동문에게 고통을 안겨준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고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인정함을 공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조민기 교수에게 청주대 동문과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도 요구한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권력과 욕망에 순수한 꿈이 점철되는 사회, 성 피해자들이 숨어야 하는 사회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