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은 낯설고 두렵다. 어른들에게 휴일을 지내고 월요일이 되면 우울함, 무기력함, 피곤함을 느끼는 ‘월요병’ 증세가 있듯이 아이들도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다.
새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심리적 증상으로, 방학 때 긴장이 풀렸던 아동들이 개학날짜를 앞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정든 친구들과 선생님을 떠나 새로운 반에 배정되고 낯선 교실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 인해 부모들에게 심하게 짜증을 내거나 꾀병을 부리기도 하는데 저학년 일수록 증세가 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의 경우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틱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20년 동안 틱장애를 치료해온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스트레스나 불안한 상황에서 갑자기 틱증상이 보일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수 있으므로 아이를 꾸중하거나 조급하게 고치려 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은 어떤지, 수업은 어떤지 등을 파악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틱이 낫지 않거나 더 심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흔히 틱장애를 외부환경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질환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불안정한 두뇌시스템 같은 신경학적(선천적) 원인과 심리적인(후천적) 요인이 더해져 발병하며 근본원인이 두뇌에 있어 불안감이 많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편이다.
환경적으로는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거나 자녀에 대한 지나친 보호와 강박감을 갖고 있는 부모의 자녀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뇌를 오장육부로 설명하기 때문에 심장과 쓸개가 허약하거나 간 기운의 막힘 등을 틱장애의 원인으로 본다. 따라서 이들 장부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해 개인의 틱증상을 고려하고 동반질환이 있는지 살펴본 후 1:1 맞춤처방을 하면 효과가 좋다.
틱장애는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특성상 획일적인 처방 보다는 틱증상을 세분화 해서 처방할 수 있는 한의학 치료에 신경학적인 훈련을 병행하면 훨씬 치료가 잘 되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신경학적 훈련을 대표하는 치료가 바로 ‘뉴로피드백’이다. 국제적인 연구와 논문에 의하면 ‘뉴로피드백’은 최소 20회 이상 훈련을 하면 스스로 뇌파를 조절하는 느낌과 그 방법을 알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바이오피드백’이나 각기 다른 감각들의 통합을 도와 신경계의 오류를 바로잡는 ‘감각통합훈련’ 등도 큰 도움이 된다.
주 1~3회 주기로 20회 이상 훈련했을 때 자전거타기나 수영을 배워두면 오래도록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아진 두뇌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유명 대학병원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특히 ‘뉴로피드백’은 1960년대 이미 미국 NASA에서 우주비행사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시킨 적이 있을 정도로 임상효과가 오래 전에 입증되었으며, 환자에 따라 두뇌훈련부위와 뇌파범위를 맞춤 설정하고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치료전문가의 훈련을 받는다면 더 큰 치료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상훈 원장은 “초등학교 시절 틱장애를 앓았던 경험이 지금은 오히려 틱장애 아동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만약 방학 중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면 새 학기에 잘 적응하는 지를 세심히 살피고, 틱증상이 심해서 학교에서도 남의 눈에 띌 정도라면 선생님께 미리 알려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하면서 틱증상이 어떤지 체크를 부탁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