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 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에 출석에 14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한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27일 0시 6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지검 청사에서 나온 안 전 국장은 몰려드는 취재진을 본 뒤 긴 한숨을 내뱉었다. 이후 쏟아지는 질문에 “검사님 질문에 성실히 답변드렸다”는 말만 남긴 채 대기 중인 차량에 올랐다.
‘서지현 검사에 대한 강제추행·인사보복 의혹을 인정하냐’ ‘서 검사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냐’ 는 등의 질문에는 “죄송하다. 고생이 많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 전 국장은 26일 오전 10시 직권남용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안 전 국장은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냐” “직권 남용 및 인사 의혹 인정하냐”등의 질문에 사전에 준비한 듯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에 출석한 안 전 국장의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깊은 한숨 뒤 준비한 답변 내놓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불성실해 보인다” “말로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해놓고 태도는 참 불량하네” “우병우 민정수석이 포토라이네 섰을 때가 떠오른다” “여전히 고자세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편 안 전 국장은 지나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후배인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서 검사에 대한 부당한 사무감사를 진행한 뒤 통영지청으로 발령나도록 개입하는 등 ‘인사 부복’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성추행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 조사단은 대신 인사 개입 의혹을 밝혀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