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화 성폭행’ 폭로 피해자 “유방암 투병 중… 죽기 전 사과 받고 싶다”

입력 2018-02-27 06:41

배우 최일화가 과거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며 사과했다. 그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등을 내려놓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5년 전 최일화와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연극배우 A씨는 2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일화가 마치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분노를 참을 수 없다. 명백한 성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연극배우 지망생이던 24살 당시 '애니깽'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뒤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최일화가 발성 연습을 하자며 새벽에 불러냈다”면서 “일주일이 지난 뒤 술자리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25년 전은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 최일화가 또 나를 끌고 가기에 소리를 질렀다. 그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당해 기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라고 밝힌 A씨는 “24살의 딸이 있어 이 같은 고백을 결심하게 됐다”며 “죽기 전 최일화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받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최일화의 ‘성추행 고백’에 댓글을 통해 먼저 이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최일화는 성추행이 전부가 아니다. 극단 신시에서 있을 때, 나를 성폭행 하고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고 했다”며 “내가 저항하자 안면을 폭행했고 나는 길가에서 쓰러졌다. 이후 나는 극단을 나와 은둔 생활을 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살았다”고 했다.

이어 "내가 제일 화가 나는 건 최일화로 인해 연극배우의 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너를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최일화는 입장문을 통해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최일화는 2003년 연극 ‘서안화차’ ‘삼류배우’ ‘미운 남자’ 등에 출연했고, 2005년 드라마 ‘패션 70s'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현재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근 세종대학교 평생교육원 연극학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을 앞두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