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해! 먹음직스러워” 박재동 화백이 그린 ‘성폭력’ 만화 재조명

입력 2018-02-27 06:07

웹툰 작가 이태경씨가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박 화백의 90년대 발표한 성폭력 풍자만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박 화백이 교수직으로 재직했을 때 여자를 꽃과 과일에 비유하며 성희롱 발언을 한 것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 화백은 지난 1992년 7월 그림이야기 ‘꽃이라나요’라는 제목의 만평에서 얼굴이 꽃으로 표현된 신입사원 ‘미스 김’과 그를 본 동료직원들이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은 모습이 담겼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만화에는 신입 여직원 미스김에게 남자 직원들이 “갓 물오르는 버드나무 같다” “싱싱해! 먹음직스러워”라고 평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스김이 울자 한 남자 직원이 “귀여워서 한 소린데 속좁게... 그래서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충고한다.

신체 접촉으로 충격을 받은 미스김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동료 여직원이 “사회생활 하려면 그 정도는 수완 좋게 넘어가야지 너만 손해 아니냐”고 조언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여직원은 이어 “지난번 미스정이 회식 때 국장이 어깨에 손을 올리는 걸 뿌리쳤다가 여태 승진 안 됐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박 화백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솔종합학교 수업시간에 한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화백은 수업 중 “여자는 보통 비유하기를 꽃이나 과일이랑 비슷한 면이 있다. 상큼하고 먹음직스럽고 그 안에 있는 씨를 얻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며 거세게 반발했고 박 화백은 3차례에 걸쳐 공개 사과를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