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컬링팀 감독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컬링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도 경기장인 강릉 컬링센터에서 훈련을 하지 못했다. 부실 공사로 경기장 완공이 늦어졌고, 컬링 연맹의 내분으로 인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민정 여자 컬링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1월 27일 한국 컬링팀 성적에 대한 한 매체의 질문에 “지난주부터 고작 5일 동안 여기서 훈련했는데 올림픽 메달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답했다.
부족한 지원과 열악한 환경 탓에 컬링팀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9일밖에 훈련하지 못했고 결국 소속팀 전용 컬링장인 의성훈련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대한컬링경기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800명, 컬링 경기장은 5곳뿐이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집행부의 내분으로 아직 대한체육회 관리위원회의 임시 체제로 꾸려가고 있다. 컬링 훈련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김 감독은 “팀 내 자구책으로 훈련을 많이 해결했다”고 꼬집었다.
여자 컬링팀 선수들의 고향인 의성군의 지원도 아쉬웠다. 김 감독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의성 출신 선수들이 많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한 컬링계 관계자는 “그동안 컬링팀에 관심 없던 의성군 정치인들이 컬링팀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갈릭걸스’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 비판했다. 컬링대표팀은 지자체나 연맹 차원의 도움보다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휠라’와 ‘신세계’의 후원을 받아 훈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휠라는 2012년부터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6년간 10억원 가량의 금액을 지원했다. 신세계의 경우 2012년 10월부터 컬링연맹과 후원협약을 맺고 총 100억여원 규모의 지원을 이어왔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3대 8로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앞서 예선을 8승 1패, 1위로 통과했고 준결승인 한일전에서 연장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얻어내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동계 구기종목 사상 첫 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 컬링은 부실한 지원을 딛고 첫 출전이었던 소치 동계올림픽 8위에 이어 두 번째 도전만에 결승에 진출해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