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부’ 조근현 감독이 과거 자신이 연출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배우 지망생을 면접하다가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다른 배우 지망생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본인을 “연기과에 재학 중인 여대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조 감독으로부터 당한 성희롱 폭로 글을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글쓴이는 면접 일정을 잡으며 조 감독 영화의 조연출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공개했다.
글쓴이는 “2016년 4월 조 감독과 (그의 새 영화 출연 관련) 미팅을 했다”며 “처음에는 조연출에게 연락이 왔다. 약속 장소가 오피스텔이었지만 미팅 시간이 오후 1시라 별걱정 없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 장소에 도착한 뒤, (조 감독이) 오피스텔 현관문을 살짝 열어놓길래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처음에 평범하게 진행되던 대화가 점점 이상한 주제로 흘러갔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글쓴이에게 “남자친구는 있냐” “(성관계) 경험이 있냐” 등의 사적인 질문을 했다. 대화는 급기야 “지금 잘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서 내가 작품을 줬다” “너도 할 수 있겠냐”와 같이 노골적인 스킨십 요구로 변해갔다. 글쓴이는 “이후 현관문을 닫더니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줬다. 하지만 마셔보니 술이었다”며 “못 마신다고 했는데도 계속 권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이어 “지금 생각해도 그 사람 뇌 속에는 잠자리뿐인 것 같다”며 “약속이 있어 간다고 했더니 순순히 보내주면서도 ‘다리가 참 예쁘네, 엉덩이도’라며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성희롱 의혹은 지난해 12월 그가 연출을 맡은 뮤직비디오 면접에 참가한 배우 지망생 A씨의 폭로로 처음 제기됐다. A씨는 6일 “(조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며 “‘깨끗한 척해서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을 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냐’고 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게시했다.
조 감독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성희롱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