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중인 김어준의 ‘미투 공작 예언’ 발언 영상…금태섭·손혜원 설전 중

입력 2018-02-26 08:08 수정 2018-02-26 08:12

방송인 김어준이 ‘미투’ 운동과 댓글부대에 대한 예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어준은 지난 23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에서 포털사이트 댓글에 대해 분석하며 공작의 시선에서 전개될 ‘미투’ 운동을 예측했다.



그는 “예언을 할까 한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투 운동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냐. 첫째 섹스, 좋은 소재고 주목도 높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뒤 “그러면 피해자들을 준비시켜 진보 매체를 통해 등장 시켜야 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는 사고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또 “지금 나온 뉴스가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언이다”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그 관점으로 가는 사람들이나 기사들이 몰려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발언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뒤 ‘김어준의 발언,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도 방어하거나 감춰줘야 한다는 말이냐”며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일을 모를 수가 없을 텐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이런 사람이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의 페이스북엔 공감 댓글보다 비판 댓글이 많았다. 대부분은 전체적인 맥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일부 발언만 놓고 폄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해력이 부족하다” “논점과 다르게 이해하는 것 같다” “난독증이나 난청이 있는 듯” 등의 반응이다.

같은당 손혜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씨의 예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댓글과 보수언론의 전형적인 이슈몰이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체 맥락과는 달리 딱 오해할 만하게 잘라 편집해 집중 공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 의원도 이에 지지 않고 SNS에 추가 글을 올렸다. 그는 “피해자들은 참기 힘든 고통을 당하면서도 길게는 수년간 피해 사실을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을 견뎌야 했다”며 “아직까지 피해사실을 얘기하지 못한 분들이 김어준씨의 발언을 본다면 ‘내가 댓글 공장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의원은 또 “미투는 옳지만 이용당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말은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전혀 앞뒤가 안 맞는 말이고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금태섭 의원의 발언을 옹호한 이들은 손혜원 의원의 페이스북에 몰려가 비난 댓글을 이어갔다. “김어준과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 무조건 오독이냐” “피해자의 참담한 아픔을 전혀 고려하지 않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손 의원의 옹호에 공감한 이들은 금 의원의 페이스북에 몰려가 “비열하게 오독한 척 물타기 한다” “님의 작전성공에 축하드린다” “이해력이 부족하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