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수단이 전체 순위 7위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람차게 마무리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특히 비인기종목이 인기 종목으로 떠오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우리는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고 그들의 새긴 역사의 발자취를 눈으로, 사진으로, 글로, 마음으로 기록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마무리하면서 인상 깊었던 선수들의 발언을 모아봤다.
◇ 차민규 “짧은 다리가 아쉽다”
차민규 선수는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신기록이었다. 하지만 곧 자리를 내줘야 했다. 0.01초 차이로 2위로 밀려난 것이다. 아쉬움이 남았을 경기. 하지만 경기 직후 차민규 선수는 “짧은 다리가 아쉽다”며 농을 쳤다. 인터뷰 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 최민정 “오늘 경기 꿀잼”
‘괴물’ 최민정 선수는 17일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따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최민정 선수는 “오늘 경기 꿀잼이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꿀잼이었다”라고 환하게 미소지으며 답했다.
◇ 이승훈 “신혼여행 가자”
이승훈 선수가 25일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사랑꾼’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아내를 향해 ”고맙다. 사랑한다. 이제 우리 못 간 신혼여행 가자”고 전해 뭉클하게 만들었다.
◇ 이상화 “평창 내꺼야”
곽윤기 쇼트트랙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와 나눈 대화로 보인다. 이상화 선수는 긴장이 되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평창 내꺼야”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곽윤기 선수는 “응 맞아 누나꺼야”라고 답하며 훈훈하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화는 18일 스피드스케이팅 500m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 이상호 “꿈일까 무서워요”
이상호 선수는 24일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58년 만에 설상종목으로 시상대에 선 것이다. 이상호 선수는 “자고 일어나면 꿈일 것만 같아서 잠들기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 김은정 “길은 있으니까”
20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펼쳐진 여자 컬링 예선 세션 10시트 B 한국과 미국 경기 5엔드에서 한국이 4점 득점에 성공하며 역전했다. 역전 순간 스킵 김은정 선수는 차갑게 “길은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안경선배 입덕포인트’로 널리 전파되고 있다.
◇ 윤성빈 “난 연예인 아냐”
윤성빈 선수가 스켈레톤 종목에서 이변 없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스타’가 됐다. 보통 올림픽 시즌이 지나면 주목을 받은 선수에게는 광고 섭외가 빗발친다. 한 기자가 “광고 제의를 많이 받고 있냐. 어떤 광고를 찍고 싶냐”고 묻자 윤성빈 선수는 “난 연예인이 아니라 광고에는 욕심이 없다”고 쿨하게 답했다.
◇ 황대헌 “연습으로 치면 우리가 1등”
22일 쇼트트랙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 선수는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노력한 것, 소통한 것, 형들과 같이 뭉쳐 연습한 것만 따지면 ‘우리가 1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