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대회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아랑 선수는 지난 17일 1500m 결승전 출전시 헬멧에 부착한 ‘세월호 리본’ 스티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대답하기 좀 곤란한 질문이라고 대답드렸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이라고 운을 뗀 김아랑 선수는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지나친 관심이 다른 선수들에게 혹시 피해를 줄까 싶어 리본을 뗐다”고 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는 그는 “대회 중 팽목항에 계신 분들한테 연락이 왔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한 김아랑은 “그 고맙다는 한 마디가 내게는 큰 위로가 됐다”며 “덕분에 올림픽을 치르는 내내 감사하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고맙다는 한마디에 더는 리본에 대해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며 “저는 그 한마디로 큰 위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아랑은 이후에도 계속해 눈물을 보여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김아랑 선수에게 세월호 가족들의 진심을 전해준 사람은 쇼트트랙 동료였던 계민정 선수의 아버지 계흥협씨였다. 계흥협씨는 “본인들이 4년 동안 억울한 일을 수도 없이 겪었는데 훨씬 더 속상해하시더라고요”라며 “아랑이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여기 엄마, 아빠들이 너무 고마워한다고. 많이 응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계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였던 2014년 5월부터 현장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를 해왔다.
앞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은 김아랑 선수의 노란 리본 부착을 두고 정치적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소하기도 했다. MBC 김세의 기자가 18일 페이스북에 “김아랑 선수에게 묻고 싶다”며 “세월호 침몰에 대한 추모뿐인가, 박근혜 정부의 책임도 함께 묻기 위함인가”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김아랑 선수는 20일 열린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전에는 노란 리본을 가리고 출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