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일본 컬링 대표팀, 포상금 대신 ‘쌀 6t’ 받는다

입력 2018-02-26 06:00
뉴시스

일본 컬링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 대표팀이 포상금 대신 쌀 100가마니를 받게 됐다.

일본 컬링 대표팀은 25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3위 결정전에서 영국을 5대 3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각각 포상금을 주는 규정을 두고 있다. 금메달 500만엔(약 5000만원), 은메달 300만엔(약 3000만원), 동메달 100만엔(약 1000만원) 이다.

포상금 제도는 각 협회에도 있다. 일본 스케이트 연맹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부터 메달 색깔에 관계 없이 모두 500만엔을 지급한다. 지도자에게도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딴 스피드 스케이팅 다카기 나나(高木菜那) 선수는 일본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스케이트 연맹에서 총 2000만엔(약 2억원)을 받아 포상금 랭킹 1위를 기록했다. 동생 다카기 미호(高木美帆)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는 금, 은,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따면서 1600만엔(약 1억6천만원)을 받게 되며,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緒)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는 1400만엔(약 1억40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일본에 올림픽 사상 첫 컬링 메달을 안긴 여자 컬링팀은 협회에 포상금 제도가 없어 별도의 포상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일본에서 컬링은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돼 협회의 재정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포상금 검토 여부는 현시점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회원 수가 2,500명인 협회여서 재정 상황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여자 컬링팀은 일본올림픽위원회가 주는 포상금 100만엔만 받을 전망이었다. 이때 공식 스폰서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전농)가 나서 포상금 대신 ‘포상 쌀’을 내걸었다. 일본 대표팀이 3위 결정전에 진출한 23일 전농은 “메달 획득 시 쌀 100섬(俵)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쌀 1섬은 약 60㎏로 100섬이면 무려 6t에 달한다. 이에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쌀 6t은 한 사람이 100년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라며 “팀원 5명, 코치 2명 등 7명이 나눠 먹을 경우 한 사람당 14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포상이 쌀로 주어지는 건 처음이 아니다. 아사히 신문은 “전농 소속 탁구 선수였던 이시카와 가스미가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을 때도 100가마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