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실내체육관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체육관에는 1000명이 넘는 의성군민과 외지 응원객들이 찾아와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팀 킴(Team Kim)’ ‘마늘 소녀들(Garlic Girls)’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킨 대표팀 선수 4명(김은정·영미·경애·선영)의 고향답게 응원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뜨거웠다. 경기는 오전 9시5분 시작이었지만 군민들은 오전 7시쯤부터 줄을 섰다.
응원전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과 부산,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산에서 아내와 함께 왔다는 하태동(56)씨는 “우리 선수들의 고향에서 함께 응원전을 펼치며 열기를 느껴보려고 2시간을 달려 이곳에 왔다”며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의성군민들도 멋있다”고 말했다.
체육관에 모인 사람들은 경기시작 30∼40분 전부터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전을 시작했다. 체육관 안쪽에는 ‘의성마늘 와사비(일본)를 이겼고 바이킹(스웨덴)을 넘자’는 등의 재미있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체육관 밖에는 의성농업협동조합 등 지역 단체들이 천막을 치고 응원 온 이들에게 물과 음식 등을 나눠줬다.
군민들은 경기 내내 대표팀 선수의 이름과 응원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유행어가 된 ‘영미’ 등 선수들의 이름을 외쳤다. 우리 선수들이 스톤을 던질 때마다 함성이 쏟아졌고 실수를 범했을 때는 아쉬워하며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응원막대와 LED 손팻말 등 다양한 응원도구도 동원됐다. 경기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져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군민들은 연신 ‘괜찮아’를 외쳤다. 경기에서 패배해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군민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꽹과리와 장구 등을 치며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채연(56·여·봉양면)씨는 “은메달도 충분하다. 컬링과 의성을 전국에 알린 선수들이 대견하고 의성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이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컬링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영한(57·의성읍)씨도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은메달도 대단하다”며 “의성하면 마늘과 함께 컬링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해단식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오면 카퍼레이드 등 대규모 환영행사를 열 예정이다.
의성=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