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친 나에게’ 女 컬링팀 90일 전 영상 편지

입력 2018-02-25 16:15
MBC 캡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첫 메달이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것 역시 처음이다.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선영, 리드 김영미, 후보 김초희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마지막 날인 25일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8대 4로 패했다. 두 팀은 초반만 해도 극단적 수비전략으로 펼치며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3엔드부터 스웨덴이 차곡차곡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 9엔드를 3-8로 마치고 스웨덴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해 기권했다.

은메달이 확정되자 여자 대표팀은 둥글게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선수들의 얼굴에 아쉬움과 후련함 등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감정이 북받친 듯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강릉=김지훈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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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MBC는 올림픽 개막 90일 전 선수들이 촬영한 특별한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올림픽이 끝난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은 편지였다.

이름 자체로 유행어가 된 김영미는 “10년 동안 컬링한다고 수고했고, 나의 20대를 컬링에 바친다고 고생했어”라고 말했다. 김영미의 동생 김경애는 “경애야 올림픽 잘 치렀니”라고 인사한 뒤 “정말 눈물이 나네요. 안 울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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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카리스마로 ‘안경 선배’라는 별명을 얻은 김은정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은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즐기면서, 내가 가진 것들을 다 표현했을 거라 생각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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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애의 친구 김선영은 “인생의 조금 더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해. 많이 수고했고 앞으로도 수고하자”라며 밝게 웃었다.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경기에서 은메달을 받고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부터)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 선수. 강릉=김지훈 기자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