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첫 메달이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것 역시 처음이다.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선영, 리드 김영미, 후보 김초희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마지막 날인 25일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8대 4로 패했다. 두 팀은 초반만 해도 극단적 수비전략으로 펼치며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3엔드부터 스웨덴이 차곡차곡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 9엔드를 3-8로 마치고 스웨덴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해 기권했다.
은메달이 확정되자 여자 대표팀은 둥글게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선수들의 얼굴에 아쉬움과 후련함 등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감정이 북받친 듯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경기 후 MBC는 올림픽 개막 90일 전 선수들이 촬영한 특별한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올림픽이 끝난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은 편지였다.
이름 자체로 유행어가 된 김영미는 “10년 동안 컬링한다고 수고했고, 나의 20대를 컬링에 바친다고 고생했어”라고 말했다. 김영미의 동생 김경애는 “경애야 올림픽 잘 치렀니”라고 인사한 뒤 “정말 눈물이 나네요. 안 울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냉철한 카리스마로 ‘안경 선배’라는 별명을 얻은 김은정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은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즐기면서, 내가 가진 것들을 다 표현했을 거라 생각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경애의 친구 김선영은 “인생의 조금 더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해. 많이 수고했고 앞으로도 수고하자”라며 밝게 웃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