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에 반대해 ‘통일대교 점거 농성’을 벌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국제적 망신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당 한편에서는 천안함 폭침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의 방남 파장을 의식한 듯 한국당의 이해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이) 도로에 드러눕고 점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일관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며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김영철이 2014년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대표로 나왔을 때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 ‘대화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던 점도 재차 거론했다. 이어 “‘기-승-전-색깔론’으로 중무장한 채 오로지 문재인정부 발목 잡고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한국당의 작태는 자기부정이고 모순 그 자체”라고 꼬집었다.
백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김영철) 방남 우려가 있는 부분은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해 보수표심을 의식한 목소리도 냈다. 실제 민주당 일각에서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 변수가 불거지면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세력이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과 관련된 김영철 방남이 자칫 대북 저자세 외교 논란으로 번질 경우, 문재인정부 지지율 하락→지방선거 패배 등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한국당의 텃밭인 영남과 경기도 등을 중심으로 ‘북한 변수로 지방선거 판세가 흔들릴 경우 민주당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은 김영철 방문과 천안암 폭침 처벌 문제는 별개라는 주장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 책임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향후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