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등록금이 수년째 동결 내지 인하됐지만 물가 수준과 비교해 여전히 비싸다는 분석을 내놨다.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는 대학들에 ‘불가’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2000년에 연 451만1000원이었던 4년제 사립대 평균등록금은 지난해 739만9000원으로 올랐다. 만약 2000년 이후 대학들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만 등록금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연 700만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했다. 즉 대학들이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등록금을 더 많이 올렸다는 얘기다.
국·공립대 격차는 더 크다. 2000년 219만3000원에서 지난해 413만5000원으로 89%나 급등했다.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랐다고 가정하면 70만원 적은 34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학 등록금은 2010년 이후 동결·인하돼 왔다. 하지만 대학들이 2000년대 중·후반까지 등록금을 대폭 올렸기 때문에 여전히 비싸게 인식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실제로 2000~2008년 국·공립대는 연평균 9.2%, 사립대는 7.1% 올랐다.
특히 2006년과 2007년 국·공립대 인상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물가상승률은 2%대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한국 대학 등록금 수준은 최상위권(사립대 4위, 국공립대 6위)에 속한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 억제책 때문에 고등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대학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다만 앞으로 3~4년 동안 등록금 인상 억제 기조를 유지하면 2000년대 대학등록금 인상률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과 비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후에나 등록금 인상 허용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종=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