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명구, 성추행 인정… “모두 내려놓겠다”

입력 2018-02-25 14:00 수정 2018-02-25 14:59
배우 한명구. 뉴시스

배우이자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한명구(58)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모두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교수직을 자진사퇴하고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하는 것은 물론, 피해 학생이 허락할 경우 직접 사과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명구는 25일 사과문에서 “사죄드립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뒤 “제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피해 학생들에게 깊이 사죄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자신이 교수직을 맡았던 학교에도 사과했다. 한명구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극동대학교와 제자들에게 사죄드린다. 지난해 저를 믿고 초빙해주신 서울예대에도 너무도 큰 누를 끼치게 됐다”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충격을 받으신 대학과 학생들에게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한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상처와 아픔을 드렸다”며 “저는 잘못 행동하고, 잘못 살아온 것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맡은 모든 일을 내려놓고 자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명구는 “오로지 죄스런 마음만 가득하다”며 “교수직과 예정돼있던 공연 등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매일 저의 잘못을 반성하며 속죄하겠다”며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게 사죄드린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명구는 2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글쓴이는 “목격자도 많고 당한 사람도 많다”며 “매일 여학생들 집에서 주무시고, 복도 파티에서도 그 손을 조금이나마 덜 들어오게, 다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보일 수 있도록 숨기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썼다. 또 다른 폭로 글에서는 한명구가 술을 마시면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지고 성추행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명구는 1986년 연극 ‘아프리카’를 통해 데뷔해 영화 ‘인디안 썸머’ ‘베사메무쵸’ ‘취화선’ ‘미인도’ 등에 출연했다. 또 극동대학교와 서울예대에서 각각 연극연기학과 전임교수, 공연학부 연기전공 교수로 재직했지만, 성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