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영철, 통일대교 못건너게 했다”… 곧 점거 해산

입력 2018-02-25 11:29 수정 2018-02-25 11:31

자유한국당은 25일 오전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대표단 일행의 방남을 반대하며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인근에서 '육탄 저지'에 나섰다. 통일대교 전 차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 오전 10시쯤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한 김영철 부장 일행은 통일대교 동쪽 ‘전진대교’를 이용해 이동했다.

김영철 부장 일행이 ‘우회로’를 택해 이동하자 한국당은 ‘정리집회’를 하며 “애국시민여러분 덕분에 김영철이 통일대교를 건너지 못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집회에는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고 애국가가 제창됐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당원 및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통일대교 남단 전차선을 막고 농성을 벌여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이들은 전날부터 이곳에 모여 대형 태극기를 바닥에 펼쳐놓고 도로에 앉아 김 부장 일행의 방남 반대를 외쳤다.

북한 대표단은 오전 9시53분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수속을 마치고 오전 10시11분 CIQ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통일부 출입기자단으로 구성된 취재진인 “방남 소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생각” “방남 기간에 한국 정부와 나눌 이야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 등을 물었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은 묵묵부답이었다.

북측 일행은 오전 10시15분 제네시스 EQ900 승용차에 올라 출입사무소를 떠났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이들을 맞이해 함께 이동했다. 출입사무소를 출발하던 차량은 한국당 농성으로 통일대교 통행이 어려워하자 인근 전진대교로 우회했다. 북한 대표단은 김 부장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비롯해 수행원 6명 등 총 8명의 규모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저녁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아무리 좌파 종북 정권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을 집단 학살한 살인마 전범을 감히 대한민국 땅에 발을 디디게 허락하고 환대하고 세계 평화축제의 VIP석에 앉게 할 수 있느냐"라면서 "(현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누구의 정권이냐"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김영철은 대한민국 땅을 침범하려면 이제 우리의 몸을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고, 우리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몸뚱이가 휴전선이 되어 살인마 전범 김영철을 막는 인간방어막이 되어 김영철의 방한을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성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가 경찰에 구타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면서 "대한민국을 짓밟고 유린한 전범 김영철은 결코 대한민국의 땅을 밟을 수는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부장 등은 2박3일간 남측에 머물다 27일 돌아간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 날짜와 장소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25일 문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표단이 오기로 한 만큼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발전, 화해 등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라산=공동취재단,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