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보이’ 이상호(23)가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스키는 1960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이후 5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상호는 이날 예선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25초 06을 기록하며 3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로 진행된 16강에서 이상호는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를 0.54초 차로 제쳤고, 8강에선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0.94초 차로 제압했다.
이상호의 준결승전 상대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였다. 이날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던 블루 코스에서 레이슬 펼치게 된 이상호는 중반까지 0.16초 차로 뒤져 3-4위전으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를 하며 0.01초 차로 코시를 제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상호는 결승전에서 예선 1위의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와 만났다. 블루 코스에서 뛰게 된 이상호는 초반부터 뒤졌다. 중반까지 격차를 0.23초 차로 좁혔지만 결국 0.43초 차로 갈마리니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강원도 정선군 출신인 이상호는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북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스노보드 알파인에 입문한 이상호는 2013년 국제스키연맹(FIS) 캐나다 대회 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10위에 올라 있는 이상호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