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가 이윤택 연출의 “사실상 ‘포주’ 노릇”을 했다고 밝힌 연극배우 홍선주씨의 남편이 심경을 전했다. 홍씨는 19일 JTBC ‘뉴스룸’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가 후배를 선택해 안마를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홍씨 남편 변진호씨는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며 21일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그는 “더 이상 숨지 않겠다. 홍선주의 어려운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홍씨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변씨는 또 “얼마간 악몽 같았다. 그 악몽 같은 곳이 나의 현실이었다”며 “그 현실과 마주한 나는 더 이상 예술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홍씨는 내 와이프다. 그리고 함께 대학교와 극단에서 연극을 한 동기이기도 하다”며 “이제껏 익명으로 당신들의 거대한 거짓 앞에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당신들은 더 숨으려 했다”고 말했다.
변씨는 연극계 성추행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변씨는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드린다. 연극이라는 가면 뒤에 숨지 말고 진정성 있게 사죄하라”며 “치열하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며 연극했던 연희단거리패의 모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홍씨는 JTBC 인터뷰에서 “이윤택이 발성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로 성기에 막대 등을 꽂고 버티라고 했다”며 “직접 꽂아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조력자 역할을 한 게 김 대표라고 주장했다. 이후 김 대표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홍씨가 다시 페이스북에 실명을 공개하고 글을 올려 자신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결국 김 대표는 “실수였다. 홍씨에게 미안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