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 선수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아랑은 2014년 소치에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2연패 뒤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김아랑을 지원한 부모들의 헌신이 있었다.
7살 때 쇼트트랙을 시작한 김아랑은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김아랑의 아버지 김학만씨는 YTN에 출연해 딸을 금메달리스트로 키워낸 과정을 소개했다.
김학만씨는 낡은 1톤 트럭으로 전국을 다니며 창틀 설치하는 일을 하면서 김아랑을 뒷바라지했다. 한 달에 두 세 번 밖에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힘든 생활이었지만 김아랑은 아버지 차로 외부에 나갈 때도 항상 웃으며 자랑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 김학만씨는 딸에 대해 “착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냥하게 잘 해준다. 웃음도 많은 아이다. 부모가 보기에 항상 어린 아기인데, 올림픽 나가서 메달을 따서 아주 대견스럽다”고 자랑했다.
이어 “국가대표 되기 전까지도 힘들었다. 아내가 운동 그만 시키자는 이야기도 한 적 있다. 그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 아직 나도 젊기 때문에 뒷바라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집을 부려서 끝까지 지원했다”고 전했다.
김아랑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특별한 인연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아랑은 어려서부터 안현수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살의 어린 김아랑은 당시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스타였던 안현수와 함께 사진을 찍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안현수와 재회했다. 안현수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김아랑, 너의 첫 번째 올림픽, 힘내”라는 멘트와 함께 10년 전 김아랑과 함께 찍은 사진과 최근 소치 올림픽에서 다시 만나 찍은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올렸다.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은 환한 미소와 함께 후배들을 살뜰히 챙겨 평창 올림픽 스타로 떠올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