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스피드를 올리던 최민정(20·성남시청)이 세 번째로 달리던 심석희(21·한국체대)와 뒤엉켜 넘어졌다. 여자 1000m 결승은 아쉽게 노메달로 끝났다.
최민정은 22일 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42초434의 기록으로 5명 중 4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은 3관왕을 노렸지만, 결국 무산됐다.
함께 달린 심석희는 최민정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해 실격 당했다. 2014 소치 대회와 이번 대회까지 계주에서만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개인전 금메달을 다시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이날 여자 1000m 결승은 수잔 슐팅(네덜란드)과 킴 부탱(캐나다)이 레이스를 이끌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경기 초반부터 나란히 세 번째와 네 번째에 자리했다.
판도를 살피던 최민정은 2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추월이 쉽지 않았다. 마지막 한 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최민정이 스피드를 냈고, 앞서 있던 심석희와 충돌했다. 두 선수는 함께 미끄러져 펜스에 크게 부딪혔다.
그 사이 1, 2, 3위는 모두 다른 나라 선수들이 가져갔다. 슐팅이 1분29초778로 금메달, 부탱이 1분29초956으로 은메달,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1분30초656으로 동메달을 챙겼다.
두 선수는 경기 후 서로를 위로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심석희는 인터뷰에서 “민정이가 다치지 않았는지 걱정된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자꾸 마음이 쓰인다”며 “넘어졌지만 마지막 종목이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한편 김아랑(23·고양시청)은 준결승 3위에 그쳐 결승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아랑은 자신을 견제하는 캐나다 선수와 부딪혀 뒤로 쳐지는 등 힘든 경기를 펼쳤다. 캐나다 선수의 반칙은 인정됐지만 결승 진출 순위인 1, 2위가 아닌 3위 자리에서 반칙을 당한 김아랑은 구제되지 않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