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후 홀로 여관방을 전전하던 50대 가장이 12년 만에 가족과 만났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해 5월 31일 실종 신고된 김모(50)씨의 소재를 파악해 가족과 만나게 했다고 22일 밝혔다.
동부서 실종전담수사팀은 지난해 5월 부산 경찰에 접수된 한 건의 실종 신고를 이첩받았다. 김씨를 찾는 가족들의 신고였다.
김씨의 동생은 2006년까지 광주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형이 가게를 정리하고 부산으로 돌아온다고 했지만 연락이 두절됐다며 신고했다. 그동안 어머니가 실종 신고를 원치 않아 뒤늦게 알리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수사팀은 기록상 남아있는 주소지 등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의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없었고 출입국 기록과 수용자 정보 검색, 통신수사에서도 김씨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받은 병원 진료 기록에 김씨의 흔적을 발견했다. 김씨가 지난해 말 광주 서구의 한 안과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즉시 소재 파악에 나섰고 21일 오후 8시쯤 북구 중흥동에 있는 모 여관에서 김씨를 찾았다. 김씨는 홀로 이곳에서 세를 들어 살고 있었다.
김씨의 사연은 이랬다. 2006년 당시 운영하던 서점은 재정난에 휘청이다 폐업했고 그 길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휴대전화도 개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다 결국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다. 그 이후 홀로 여관방을 전전했다.
김씨는 경찰에 “당시 내 상황이 너무 힘들어 가족들에게 연락할 생각도 못했다”며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고 집에도 찾아갈 수 없어 혼자 지내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씨와 가족들은 12년 만에 재회했다. 설 연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함께 명절 분위기도 누렸다. 김씨와 가족들은 경찰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