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퇴임 후 꿈꾸는 소박한 일상을 언급했다. 영국 월간지 ‘모노클’은 22일 퍼스트레이디 활동과 향후 구상 등이 담긴 김 여사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김 여사의 ‘퇴임 후 구상’은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나왔다. 모노클 측은 김 여사에게 “직접 정치에 나서는 방안을 포함해 다른 포부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남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골로 내려가 살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답했다.
모노클은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김 여사를 ‘어둠 속의 한줄기 빛이 되는 역할’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대선 선거운동 당시 유달리 친근한 모습 덕에 붙여진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도 언급했다. 모노클은 ‘김 여사가 국민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 여사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김 여사는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첫 대선 출마부터 당선까지의 과정을 함께하며 느꼈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출마 당시를 떠올리며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후 또다시 힘든 일을 하지 않길 바랐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남편의 품성이 강직해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 개인적인 욕심을 앞세우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촛불시위 끝에 탄생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여사는 “이번 촛불시위는 전례없이 독특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나는 문재인정부가 많은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곁에서 어떤 조언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여사는 “내 역할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듣지 못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더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여사는 양성평등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 달성하는 것이었고, 초기 내각 구성부터 그 약속이 지켜져 기뻤다”면서도 “한국의 여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임금과 기회의 차별이 여전히 많아 한참 더 노력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많은 여성이 실력으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나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모노클은 인쇄 매체 중심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영국의 월간지다. 발행부수는 16만부 수준으로 유명 기업인과 오피니언리더 등이 선호해 ‘럭셔리 잡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노클은 3월호를 특별판으로 꾸며 한국의 정치·경제·문화 등을 총 60페이지에 걸쳐 담았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