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청원’ 50만 넘었는데… 임종석 “답변 곤란한 청원 많다”

입력 2018-02-21 18:30
사진=뉴시스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이 5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답변하기 곤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많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를 하며 청와대 답변 기준을 넘은 국민청원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청와대는 추천 20만건을 넘긴 국민청원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임 실장은 “청와대는 답변 기준으로 정한 추천수를 간단히 넘길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답변하기 부적절한 성격의 문제가 많이 올라온다”고 털어놨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정형식 판사 특별감찰’ 청원의 청와대 답변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형식 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재벌 봐주기 판결’을 내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청원이 등장했고, 청와대는 20일 “사법부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특별 감찰을 요구하는 청원 답변으로)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한 게 무슨 뜻이냐”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다른 의도는 없다. 답변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곤란한 질문이거나 원론적인 답변이어도 하려 한다”며 “청원 답변 기준을 어떻게 할지…”라고 말을 흐렸다.

현재까지 청와대 답변을 받은 청원은 총 8건이다. 1호 답변 청원은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청원’이었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청원은 7건.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나경원 의원의 평창올림픽 위원직 파면’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 등이다. 청와대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부터 답변 기준을 마련했지만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는 청원이 자주 등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