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당시 북한 대표단과 만나려 했으나 북한 측이 ‘막판(last minute)’에 만남을 취소해 무산됐다고 미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펜스 부통령이 만나려 했던 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펜스 부통령은 (북한 대표단과 만날) 준비가 돼 있었다”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해 전달하기 위해 만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이 이런 (만남)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을 유감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8~10일 2박3일간 한국에 머물렀다. 이 기간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조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 당일 김여정 일행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방한 이틀째에는 탈북자 면담과 천안함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대북 압박 행보를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 만나려 했던 건 방한 마지막 날인 2월 10일이었다고 보도했다.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을 2시간 앞두고 북측이 이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