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접촉 시도 후 연락 두절 된 오태석 감독…입장 발표 연기 불가피

입력 2018-02-21 08:19 수정 2018-02-21 08:34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원로 연극연출가 오태석 감독이 피해자와 접촉을 시도한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예정된 입장 발표는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스포츠조선은 21일 극단 목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 감독의 입장 발표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 감독은 지난 주말 “20일 오후 2시 기자들과 만나 내 입을 통해 직접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일 오전 목화 측은 스포츠조서에 “아직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오늘 대표님을 만날 수 없다. 정리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측은 이어 “대표님이 휴대폰이 없다. 우리도 연락하기 힘들다”며 입장 발표가 언제가 될지 미지수라고 매체는 전했다.

오 감독의 성추행 의혹은 배우 출신 A씨가 지난 15일 SNS에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오 감독은 지난 16일 극단 목화 단원 B씨와 만나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날 피해자와 22분간 통화하며 “새벽에 오 감독과 만나 회의했다. 피해자가 트라우마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는 “오 감독과 1대1로 만나 나만 사과를 받는 게 핵심이 아니다”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감독은 자신의 작품인 연극 ‘템페스트’ 공연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외부 접촉을 끊고 있는 상태다. 지난 1968년 희곡 ‘환절기’로 데뷔한 오 감독은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하고 연극 ‘백마강 달밤에’, ‘한강은 흐른다’ 등을 연출하며 한국 연극의 ‘거장'으로 군림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