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논란 관련해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는 김보름(25)선수, 백철기(56)감독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선영(29)선수는 ‘심한 감기몸살’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선영은 SBS인터뷰를 통해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선영은 “대표팀 분위기는 전혀 좋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백 감독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팀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고 말한데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노선영 주장에 따르면 파벌로 인한 내분으로 메달이 유력한 선수만 따로 훈련했기 때문에 팀워크가 좋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선영은 “서로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다”면서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선수 간 대화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대화’는 사적·공적 대화를 모두 포함한다. 그는 “경기에 대한 대화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노선영이 맨 뒤로 가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백 감독 주장에 대해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노선영은 “시합 전날까지만 해도 2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면서 “(백 감독이 주장한 내용은)시합 당일 처음 들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남은 경기다. 21일 오후 8시54분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순위 결정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노선영은 “최악의 상황이지만 경기에는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백 감독을 포함해, 경기를 함께 치러야하는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은 갈등 폭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기자회견 전보다 각자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모두 밝힌 후 진실공방이 더 심화된 모양새다. 때문에 남은 경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상가상으로 익명의 한 빙상계 관계자는 SBS인터뷰를 통해 “노선영과 김보름은 오래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폭로하면서 불 난 진실공방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은 빙상계에선 예전부터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심지어 이전 경기에서는 레이스 도중 서로 말싸움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