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대한빙상연맹 주최로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 팀추월 대표팀 불화설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대표팀 감독이 나왔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로도 팀추월 대표팀을 둘러싼 의혹들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 불참한 노선영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은 이날 오후 5시30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9일 있었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노선영은 나오지 않았다. 앞선 공지에는 논란의 당사자인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선수와 백 감독이 모두 나올 것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는 노선영과 박지우는 나오지 않고, 김보름과 백 감독만 참석해 질문에 답변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의 불참에 대해 “나오기 전에 연락이 왔다”며 “심한 몸살이 와서 도저히 참석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박지우의 불참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주셔야 한다”며 “선수가 아직 어리다. (본인이) 오다가 노선영이 안 가면 자기는 못가겠다고 덜덜 떨면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왜 노선영을 중간에 끼워 가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시합 전에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그 속도로 계속 유지해 노선영이 뒤따라 가겠다고 직접 얘기했다”며 “연습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노선영의 의견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의 당사자가 기자회견에 등장하지 않고, 백 감독의 입으로만 노선영의 입장을 전한 터라 팀추월 대표팀의 불화설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가시질 않고 있다.
◇김보름과 노선영의 대화 없음
긴급기자회견을 할 정도로 사태가 커졌지만, 아직까지 김보름과 노선영의 대화가 없었던 점도 의문이다. 김보름은 전날 경기 이후 “노선영과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시간이 늦어서 따로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까지 거의 하루가 다됐다는 점에서 전날 경기가 늦어 따로 대화하지 않았다는 말은 큰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노선영 소외’ 질문은 회피
노선영은 지난달 25일 한 인터뷰에서 빙속 대표팀 내 차별과 분열이 심각하다는 폭로를 하며 “지난해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며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백 감독은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백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오늘은 어제 경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만 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