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논란 관련해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거진 논란에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알맹이’는 빠진 형식적 기자회견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네덜란드와 대결을 펼친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 경기 직후 맏언니 노선영(29) 왕따 의혹이 불거졌다. 가장 먼저 선두에서 팀을 이끈 노선영이 뒤로 물러나자 김보름(25)과 박지우(20)가 노선영을 추월해 한참을 앞서 달리는 의아한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 후였다. 경기 직후 진행된 김보름의 인터뷰는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김보름은 “팀추월 연습을 많이 해왔다”면서 “뒤에 기록이 좀 아쉽게 나왔다”고 피식 웃었다. 마치 “우리는 잘했지만 노선영이 못했다”고 모든 탓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졌을 때 국민이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도 ‘인터뷰 태도’였다. 하지만 핵심이 빠진 ‘만능 사과문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터뷰 태도 논란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김보름은 “많은 분들이 보시고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다”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짧게만 언급하고 말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는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박탈과 빙상연맹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게시된지 하루도 안 돼 20만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