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슬픔에 ‘새끼 영양’ 품에 안은 엄마 사자

입력 2018-02-20 16:35
사진=케이터스뉴스(catersnews.com)

한 암사자가 새끼 영양을 품에 안은 채 입으로 물고 있다. 누군가는 암사자가 사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이는 육아의 한 장면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뉴욕 출신 사진작가 고든 도노반(Gordon Donovan)이 남아프리카 나미비아 에토샤 국립공원(Etosha National Park)에서 촬영한 아주 특별한 장면을 공개했다.

남아프리카 전역을 여행하던 도노반은 최근 에토샤 국립공원 주변에서 야생 암사자가 새끼 영양을 보호해주는 특별한 장면을 포착했다.

사진=케이터스뉴스(catersnews.com)

암사자 한 마리가 새끼 영양을 두 손으로 잡고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도노반은 사자에게 붙잡힌 새끼 영양이 꼼짝없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암사자가 새끼 영양의 몸을 혀로 핥아주며 품에 꼭 끌어안았다.

도노반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런 게 바로 자연의 신비”라며 “심지어 암사자는 다른 사자들로부터 새끼 영양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사진=케이터스뉴스(catersnews.com)

암사자가 특별한 모성애를 갖게 된 이유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얼마 전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수사자가 새끼들을 모두 죽였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암사자가 눈앞에 나타난 새끼 영양을 자신의 새끼라고 여기고 품에 안았다.

암사자는 굶주린 다른 사자들의 공격을 막아주면서 새끼 영양을 정성스레 보살피고 있다.

사진=케이터스뉴스(catersnews.com)

도노반은 "야생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2시간 동안 넋 놓고 감상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