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의 주먹다짐으로 하늘을 날던 비행기가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싸움의 원인은 다름 아닌 ‘방귀’였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메트로 등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가항공사 트랜스아비아의 HV6902편 여객기는 오스트리아 빈에 비상착륙했다. 비행기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길이었다.
비행기에 탄 네덜란드인 남성은 큰 소리로 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옆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주의를 줬지만 이 남성은 무시하고 계속해서 방귀를 뀌었다. 이에 또 다른 네덜란드인 남성과 시비가 붙었고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싸움이 커지자 기장은 비행기를 돌려 인근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트랜스아비아 항공은 이후 “우리 승무원들은 안전 비행을 보장하기 위해 승객이 위험에 노출될 경우 즉지 중재에 들어가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성명을 냈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자 공항 경찰과 경찰견이 기내에 들어와 싸움에 연루된 승객 4명을 내리게 했다. 싸움을 일으킨 남성 2명과 옆 좌석에 있던 자매 2명이었다. 하지만 자매 중 한 명은 “우리까지 연루된 건 미친 짓”이라며 “우리는 실랑이를 일으킨 남성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싸움을 일으킨 사람과) 같은 열에 앉아 있었을 뿐”이라며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트랜스아비아항공 대변인은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행기에서 추방된 4명은 더 이상 자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목적지에 가기 위해선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중 누구도 체포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