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추월 단 한번도 같이 연습 안 해” 노선영 한 달 전 인터뷰

입력 2018-02-20 10:51 수정 2018-02-20 13:17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왼쪽부터)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선수가 역주하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팀워크가 실종된 팀추월 경기였다. 김보름(25), 노선영(29), 박지우(20)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을 기록, 8개팀 가운데 7위로 밀리며 탈락했다.

맨 끝에서 달린 노선영은 마지막 바퀴에서 김보름·박지우와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팀추월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을 측정하기 때문에 선수 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김보름·박지우는 멀어지는 노선영을 무시하고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약 한 달 전 노선영의 인터뷰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노선영은 지난달 25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빙속 대표팀 내 차별과 분열이 심각하다고 폭로했다. 당시 노선영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상황이었다.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앞쪽부터)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선수가 역주하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노선영은 “지난해 12월 10일 월드컵 4차 시기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며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원수가 안 맞다보니 남녀 선수가 따로 뛰거나 혼성으로 훈련하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팀추월) 훈련을 하지 못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노선영은 또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노선영은 러시아 선수 2명이 명단에서 빠지면서 극적으로 구제됐다. 그러나 분열된 팀워크는 회복되지 않았다. 김보름은 19일 경기를 마치고 “중간까지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노선영이)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하며 실소를 터트렸다.

노선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고개를 떨군 채 미국 대표팀 곁에 앉아 있는 노선영을 두고 김보름·박지우는 짐을 챙겨 경기장을 떠났다. 노선영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넨 건 외국인 밥데용 코치뿐이었다.

SBS 중계 화면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