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25·동두청시청)가 '0.01초'를 아쉬워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를 기록, 34초41의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차민규는 이날 자신의 최고 기록인 34초31에는 0.11초 부족하지만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케이시 피츠란돌프(미국)가 세운 올림픽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차민규는 전체 18개조 중 14조에서 뛰었다. 뒷 조는 4개, 차민규의 금메달도 예상됐다. 그러나 15조에서 로렌첸이 34초41을 찍으며 차민규를 0.01초 앞섰다.
차민규는 "너무 기뻐서 정신이 없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즐거워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 "메달권이라고 생각했고 잘 하면 금메달이겠다 싶었는데, 다음 조에서 0.01초 차이로 깨졌다"고 곱씹었다.
차민규가 몹시 아쉽게 우승을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대회에서 34초31을 기록하며 자신의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캐나다의 알렉스 보이베르 라크루아(34초31)에 0.001초 밀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도 차민규는 또 한번 0.01초 차이로 정상을 내줬다.
'0.01초'는 어떤 의미일까, 차민규는 "짧은 다리"라고 답했다.
그는 "1등 순위가 바뀌고 나서 아쉬웠다"면서도 "그래도 내 목표는 상위권이었다. 그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