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는 관객들의 응원 열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선수의 어머니가 애타게 자녀를 응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SBS ‘비디오 머그’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의 관중석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했다. 19일 게시된 이 영상에는 한목소리로 우리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는 관객 모습이 담겼다. 일부 관객은 한복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거나 플래카드를 준비해 오는 등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특히 임효준 선수의 어머니 곽다연씨와 서이라 선수의 어머니 신영성씨가 두 선수보다 더 긴장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신씨는 서이라가 준결승에서 조 2위로 결승을 확정 짓자 양 손바닥을 마주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기도 했다. 기쁨의 미소보다는 안도하는 표정이 먼저 나왔다. 박수조차 크게 치지 못했다.
곽씨는 경기 내내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곽씨는 “나 못 보겠어”라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효준아”를 여러 차례 외치다가 결국 눈물을 보였다. 관객들은 임효준의 활약에 환호했지만 곽씨는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터뜨렸다. 앞서 곽씨는 임효준이 금메달을 따자 “효준이만큼 많이 다친 선수도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고통을 잘 이겨낸 아들이 고맙다”고 밝혔다. 임효준은 10일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쉽게도 1000m 경기에서 두 선수는 서이라가 3위로 동메달, 임효준이 4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겼을 때 헝가리 선수 사오린 샨도르 류가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다 임효준과 충돌했다. 이때 서이라도 중심을 잃고 넘어져 임효준과 펜스 쪽으로 밀려났다. 두 선수는 다시 일어나 달렸지만 최종 3·4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두 사람을 격려했다.
영상에는 같은 날 진행된 여자 쇼트트랙 1500m 경기를 관람하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모습도 담겼다. 김정숙 여사는 최민정 선수가 압도적인 속도로 선두에서 달리자 양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기뻐했다. 문 대통령도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했다. 이날 최민정은 2위 선수보다 1초 가까이 빠른 기록인 2분24초94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