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비 “이윤택이 온몸 더듬어… 충격에 응급실 실려가”

입력 2018-02-19 18:04 수정 2018-02-21 16:53
사진=뉴시스

극단 ‘나비꿈’의 이승비 대표가 성폭력 폭로 운동인 ‘미투(Metoo) 운동’에 동참해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연극배우 시절 이윤택 전 연희단패거리 예술감독(당시 국립극단 예술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으며 연극 관계자 누구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표는 이윤택씨가 2005년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올린 ‘떼도적’이라는 작품에 여주인공으로 참여했었다며 “처음에는 총 10회 공연 중 7회를 맡았다”고 말했다. 계약을 마치고 공연 연습을 하던 중 당시 연출을 맡았던 이씨가 따로 남아 연습을 하자고 했고 이에 응해 연습을 하던 도중 이씨가 강제로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또 “그때 당시는 CCTV도 없었고, 그는 그곳에서도 왕 같은 교주 같은 존재였다”고 말하며 이씨의 손길을 처음부터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리에서 도망쳐 해당 사실을 공연 관계자들에게 알렸으나 “원래 7회였던 공연이 5회로 줄었다”며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공연에 설 수 없었던 이 대표는 되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펑크낸 배우’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고도 호소했다.

이 대표는 “그 날 이후 현재까지도 신경안정제를 달고 산다”며 “무시무시한 일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지었다. 이씨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연루된 성추행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아래는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전문.


#metoo
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묵인하고 있다는게 죄스러워
기자회견 15분전인 지금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립니다
아주오래전 전 국립극장에 객원단원으로 뽑혀 떼도적이란
쉴러의 군도 작품을 6개월간 쟁쟁하신 선생님들과 연습을 하게 되었고 전 A팀으로 메인팀의 여자 주인공인 아말리아
역활을 하게 되어습니다. 제가 총 10회 공연중 7회 B팀의 여자 주인공인 배우는 3회 계약을하고 힘들게 공연을 올리던 도중
이슈가 되고있는 그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던
그 분이 공연중인데도 불구 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 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때 당시는 CCTV 도 없고 그는 그 곳에서도 왕같은 교주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습니다.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습니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습니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고 행정실로 찾아가서 모든 얘기를 전했지만 그일에 관련된 얘기는 듣지도 않고 원라 7대 3이었던 공연 횟수가 5대5로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에 휩싸여 집에 오는길에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결국 그날공연을 못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습니다.
최초로 국립극장 공연을 빵꾸낸 이승비 배우라고...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이 날 몰아세웠고 심지어 그당시 제 남자친구 가 그 공연에 코러스였는데 그 친구역시 연희단 거리패 였기에 모든것을 묵인하였습니다,
그 뒤로 전 신경 안정제를 먹고삽니다...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이상 저의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그제 아버지를 하늘 나라로 보내드리고 손을 떨며 간절한 맘으로 제 맘과 의지를 전합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