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존경합니다”(고다이라 나오)
“당신도 훌륭합니다”(이상화)
빙속 여제 이상화와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가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뛰어 넘어 보여준 올림픽 정신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언론과 외신 보도를 인용, “아름다운 우정”이는 제목의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8시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울먹이며 경기장을 돌던 이상화에게 고다이라가 다가와 서로를 축하하고 위로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언론이 “일장기를 어깨에 걸친 샤오핑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있는 이상화 선수를 껴안고 있는 사진을 비중있게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상화가 무릎 부상에 따른 슬럼프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오 선수가 급부상 한 것에 마음의 부담이 됐다고 한 말도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빙속 여제’와 ‘경쟁자’의 아름다움 포옹이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한국 관중들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NHK 인터뷰에 응한 관중들은 “나오 선수는 정말 엄청 빠르고 능숙했다. 라이벌끼리 경쟁과 우정이 드러난 모습은 아름다웠다”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두 선수가 서로를 칭찬하며 메달을 떠나 마음을 통하는 모습은 정말 좋았다” “스포츠가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양국의 관계도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산케이신문도 외신을 인용해 “한·일 간에 역사 문제가 놓여 있는 가운데 양국 사이 연대의 정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