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여당 의원이 SNS에 누군가를 향해 총을 겨누는 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BBC에 따르면 자유당 소속 조지 크리스텐슨 하원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을 겨누는 사진과 함께 “당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그리니(greenie·녹색당) 애송이야”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한 학교의 총격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한 상황에서 호주 정치권은 경악했다. 특히 리처드 디 나탈레 호주 녹색당 대표는 “사진을 보고 역겨움을 느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텐슨은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 면허를 줬다. 맬컴 턴불 총리에게 당 차원의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녹색당의 사라 핸슨 영 상원의원은 “(크리스텐슨의) 해당 글이 올라온 이후 실제 온라인에서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턴불 총리 역시 18일 3AW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텐슨 의원이 올린 사진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다”며 “경찰과 함께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연방 경찰은 녹색당의 신고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크리스텐슨 의원은 논란이 된 사진과 글에 대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더티 해리(Dirty Harry)’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크리스텐슨 의원은 오히려 녹색당이 이미 허가가 난 애봇 포인트 탄광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농담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 이슬람 성향의 크리스텐슨 의원은 부르카 착용 금지와 더불어 마약 중독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태형을 부활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