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빙속 여제의 우정이 얼음판을 뜨겁게 달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한국의 이상화 선수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는 아름다운 눈물과 격려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빙속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36초94보다 0.39초 뒤진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고다이라와 이상화 선수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다. 태극기를 들고 울먹이며 경기장을 돌던 이상화에게 고다이라가 다가왔다. 고다이라 선수는 이상화를 안으며 “잘했어”라고 한국어로 말한 뒤 “난 아직도 널 존경한다(I still respect you)”고 위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에게 기댄 두 사람은 이후 손을 맞잡은 채 링크를 돌았다.
고다이라 선수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상화에게 엄청난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는 노력에 축하를 건네고 계속 우러러보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내가 스케이트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을 이어주는 존재고, 상화는 내게 친구 이상의 존재”라며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상화 선수 또한 경기를 끝낸 뒤 SNS를 통해 소감을 전하며 고다이라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려 화답했다. 그는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2018평창동계올림픽 #한일전은감동이었다 #그리고나는나였다’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여 고다이라 선수와의 우정을 과시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