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부르는 심방세동 7년새 2배…뇌경색 예방 치료율 “절반에 불과”

입력 2018-02-19 11:23

뇌경색의 주요 원인인 ‘심방 세동’ 환자가 최근 7년새 2배로 증가했다. 이로 인한 뇌경색 예방 치료율은 겨우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최의근·순천향대병원 이소령 교수팀은 7년간(2008~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우리나라 전체 성인 인구의 ‘심방세동’ 유병률 변화 추이를 분석해 19일 발표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인 ‘심방세동’은 가슴 두근거림이나 숨찬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증상 말고도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혈전(피떡)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심방에서 피가 순환하지 못하고 정체되면 뭉쳐서 혈전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은 신체 어디든지 이동해 작은 혈관들을 막을 수 있다. 만약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이런 뇌색전증은 다른 원인에 의한 뇌경색 보다 범위가 넓고 휴유증도 심하다.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2015년 기준 국내 전체 인구의 0.7%에서 발생하고 환자 수로는 28만명에 달했다. 7년 전인 2008년 15만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심방세동 환자 증가는 인구 고령화가 주요한 원인이다. 70대에서는 약 3%, 80세 이상에서는 4%이상의 인구가 해당 질환을 갖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심방세동 환자가 2개 이상의 위험 인자(나이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뇌경색과거력 심부전 등)를 갖는 경우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에 해당한다. 이들은 2008년 심방세동 환자 중 78%(12만 명)를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83%(23만 명)으로 급증했다.


뇌경색 고위험군에서는 조기 발견과 함께 예방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현재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의 절반 정도만이 먹는 항응고제 처방을 통해 예방 치료를 하는 걸로 나타났다.

2013~2015년에 걸쳐 국내 도입된 치료제 노악(NOAC·비(非)-비타민K길항제 경구 항응고제)으로 인해 그 사용이 2008년 35%에서 2015년 51%까지 증가 추세이나,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은 뇌경색 예방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항응고제인 노악은 기존 먹는 항응고제인 ‘와파린’과 달리 빈번한 혈액 검사를 통해 그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음식이나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건강보험 급여 기준 완화 등으로 사용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심장학저널과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