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사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씨 사건의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극작가협회는 이씨를 제명했다.
김보리(가명)씨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을 올렸다. 그는 “극단에 있었던 2001년 19세, 극단을 나온 2002년 20세 이렇게 두 번 성폭행을 당했다”며 “(앞서 폭로된) 수건으로 나체 닦기, 차 이동 시 유사 성행위, 성기와 그 주변 마사지 등은 모두 제가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성폭행에 대해 제3자에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이씨의 모습을 보고 극단을 떠났고 이후에도 반성 없이 이씨의 성폭력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씨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이 씨의 성추행 문제를 제기한 이후 연희단거리패 옛 단원들의 '미투' 고백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연출가와 연극 단체를 대상으로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17일 밤 시작된 청원에는 19일 오전 6시 30분 현재 2만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했다.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도 “이 연출가의 권력을 악용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기에 정관 제2장 제9조에 의거해 제명하고 문화예술위원회 심의의원 추천 건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서울연극협회은 19일 이 연출가 제명 여부를 논의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파문이 커지자 이씨는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밀양연극촌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씨는 19일 직접 사과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