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한 미국 NBC 방송 해설가에 격분한 50대가 주한 일본대사관에 폭파 협박 전화를 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일본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정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 12일 오전 TV를 시청하다가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던 NBC 해설가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뉴스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인천 자택에서 정씨를 검거, 조사한 뒤 석방했다. 정씨는 “술김에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동종 전과가 없어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BC 해설가 조슈아 쿠퍼 라모는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해설 중 일본 선수단이 경기장에 입장하자 “일본은 1910년부터 45년까지 한국을 식민 지배했다. 하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매우 중요한 문화·기술·경제적 모델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곧장 NBC에 항의했다. NBC는 “이 발언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을 이해하며 사과드린다”는 성명과 함께 해설자 해고 조치를 내렸다. 라모도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도중 제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